[앵커]
국민의힘이 어제 공천 룰을 발표했는데요. 이게 물갈이가 그래서 어느 정도 되는 건지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유승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어제 발표된 결과를 보면 경선에서 중진 의원들은 감점, 정치 신인들은 가점을 준다는 건데 이러면 신인이 이길 수 있는 겁니까?
제가 알기 쉽게 정리를 좀 해드리겠습니다.
경선 결과는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합산해서 정해지는데요.
같은 지역구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무조건 감점받는게 핵심입니다.
무조건 경선 득표율 15%가 깎이거든요.
만약 이 의원이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30%에 속했다면 20%가 더 깎여서, 최대 35%가 감점됩니다.
동일 지역 3선 이상 중진 의원과 정치 신인이 경선을 붙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중진 의원이 62%, 정치 신인이 38%를 기록했다고 가정해보죠.
24%포인트 차이나죠.
중진 의원 하위 평가로 최대 35%가 깎이면, 득표율이 40.3%로 주저 앉습니다.
정치 신인은 가산점 7%가 있거든요.
그러면 40.7%로 오릅니다.
24%포인트 차이로 져도 신인이 공천 받을 수 있는 거죠.
[질문2] 사실 감이 잘 안 오는데요. 실제로 그 정도면 뒤집혀요?
지난 총선 때 경선 사례인데요,
동일 지역구 3선 이상에 해당하는 A 후보가 60.4%를 득표했고요.
경쟁자인 B 후보는 39.6%를 얻어서 A 후보가 공천을 받았습니다.
A 후보에게 최대 감점폭인 35%를 적용하면 39.3% 대 39.6%.
근소한 차이로 B 후보가 공천을 받게 됩니다.
[질문3]유 기자에게 직접 물어보죠. 실제로 그래서 정치 신인이 그 지역 모를 사람 없는 3선 의원 경선에서 이길 수 있는 거에요?
영남 지역 의원들 사이에선 만만치 않다는 말이 나오곤 있습니다.
생각보다 감점 비율이 높다고요.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중진 의원이 모두 22명인데 그 중 영남이 10명이거든요.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도 오늘 "몇 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면서 중진들 대폭 물갈이될 가능성을 내비쳤거든요.
하지만, 막상 경선 붙으면 정치 신인이 이기는 게 녹록치는 않습니다.
앞서 가상 대결 보셨지만요.
정치 신인이 이기려면 아무리 적어도 38%는 득표해야 하는 건데, 정치 신인이 38%, 얻기가 쉽진 않습니다.
[질문4] 그럼 물갈이 많이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그냥 보여주기에요?
그건 아닙니다.
물갈이를 할 수 있는 진짜 비장의 카드는 숨겨져 있는데요.
바로 전략공천인데요.
우선 후보 추천 지역, 단수 공천, 전략공천 이렇게 표현하는데 사실상 다 같은 말입니다.
경선 치르지 않고 당에서 후보 정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내리 꽂는 거죠.
2020년 총선 때 그런 식으로 물갈이 크게 했었죠.
현재 4선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 총선 한 달 정도 앞두고 공천에서 배제됐습니다.
당시 공관위가 다른 사람을 추천했거든요.
윤상현 의원도 비슷합니다.
당시 공관위가 윤 의원 지역구를 우선 추천 지역으로 정해 컷오프됐습니다.
[질문5] 그런데 두 사람 모두 살아왔죠?
네. 전략공천은 힘이 세지만 그만큼 반작용도 큽니다 .
경선에서 떨어지면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하지만 전략공천으로 인위적으로 물갈이하면 무소속 출마가 가능하거든요.
그럴 경우 표가 갈라져 불리하죠.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물갈이를 하려면 결국 전략 공천이 불가피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전략공천 지역은 다음 주에 논의할 예정인데 중진 의원 이 발표에 더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내일 의원총회가 열리거든요.
중진 의원들이 반발할지도 궁금합니다.
유승진 기자 promotion@ichannela.com